Master Pen Story
 [단편] - 약속 ① [단편 3부작]
[게임키퍼]월담백토Oh~No~ 악플은 싫어요~!!
   (2011/02/02 00:33) 추천수 : 14   

[BL 주의보] - 이 소설은 BL(Boys Love)물입니다.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살포시 뒤로가기 해주세요~ 'ㅁ'












"좋아해."



너무나 차가운 공기가 폐 속을 지날 때마다 헛기침이 나올 것 같은 2월의 맹추위속에서,

그 한마디가 힘겨웠던 선준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힌 채 긴장으로 멈추지 않는 땀을 닦지도 못했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내가 잘못 들은 거지?"



고백한 소년보다 조금 더 덩치가 큰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이는 성일이 물었다.



"조…, 좋아해."

"너, 그거 설마 이성을 좋아하듯이 나를 좋아한다는 거야?"



선준은 무거운 고백의 말만큼 무거운 고개를 겨우 끄덕였다.



"관 둬! 무슨 농담이야. 너 다른 애들이랑 짜고 장난하는 거지. 그동안 너 괴롭혔다고 말이야."



깜짝 놀란 듯 힘차게 고개를 가로젓는 선준을 보며 주위를 살폈지만,

졸업식을 막 마친 교복무리들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억지로 선준에게 끌려 구석진 교사까지 왔지만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진 않았다.

혹시나 싶어 고개를 들어 옥상과 건물의 창문까지 살폈지만,

두 사람이 있는 곳에 관심을 두는듯한 시선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선준에게 함께 장난칠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성일은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하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기억속의 선준은 언제나 부려먹기 좋은 왕따였다.

어려보이는 외모와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성격에 남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던 선준은

고등학교 생활 내내 왕따를 당했다.

성일도 그를 괴롭히던 사람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이런 고백은 당연히 장난이라 여겼던 것이다.

더더군다나 서로 남자가 아닌가.

키 크고 잘생긴 외모에 좋은 대학에까지 합격한 자신의 인기는 실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졸업식에서 고백 한 두 번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귀여운 여자아이 한정이었지 적어도 전교생의 심부름꾼 취급을 받던 선준은 아니었다.



"너 미쳤냐?"



화난 얼굴로 노려보자 선준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



"그…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어… 쩔 수 없지. 다… 당연히 그렇게… 반응할거라고 예상도 했고. 그래도 고백하고 싶었어. 졸업하면 다신 안 볼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은 전하고 싶었어. 미안. 갈께."



선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는가 싶더니 제 할 말을 재빠르게 끝마쳤다.

평소의 그의 말투가 아니었다.

둘러 성일을 지나쳐 교문을 향해 내빼려고 할 때 성일이 선준의 팔을 세게 낚아채며 소리 질렀다.



"장난 하냐? 지금 나랑 장난해?"



잡힌 팔의 반동으로 돌려진 선준의 얼굴에서 굵은 방울이 떨어졌다.

그리고 동그랗게 놀란 눈이 성일을 마주했다.



"미… 미안……."

"와…! 기분 뭐 같네. 재미있냐?"

"아냐!"



세차게 머리를 흔들 때 눈물이 떨어져 잡고 있던 성일의 팔로 떨어졌다.

청회색 교복이 눈물에 젖어 얼룩이 졌다.

그제야 선준이 고백이 진심임을 알게 된 성일은 잡고 있던 팔을 놓고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웃기는 상황이군."

"미안한데 잊어달라고는 안 해."

"잊어달란다고 잊혀 지겠냐!"



버럭 내지르는 소리에 선준이 깜짝 놀란 듯 몸을 움츠렸다.



"미안."

"미안하단 말도 그만!"

"미안……."

"그만하라고!"

"미…, 읍!"

"제길! 너 진짜!"



성일은 선준이 마지막 한마디를 하지 못하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일단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그…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는 거야?"

"미쳤냐?! 긍정적이라니! 일단 이 상황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아…, 응. 미… 앗!"



이번엔 선준 스스로가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기 전에 입을 닫았다. 

성일이 그런 선준을 보며 혀끝을 찼다.

참 이상하다.

선준 같은 찌질이 그냥 몇 대 때려주면 끝일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

곤란한 표정이었다.



"좋아. 네 우는 얼굴 보니까 내 맘이 불편해서 안 되겠다. 네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도 궁금하고. 10년! 딱 10년 뒤 이 자리에서 다시 보자. 그때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을지 궁금해졌어."

"정말? 정말이야? 10년 뒤에도 만나 줄 거야?"

"오해하지 마. 사귄다던가 하는 게 아니야."

"알았어! 오해하지 않을게. 10년 뒤라. 기대되는데."



교복위에 걸친 카키색 코트 주머니에 양손을 꽂아 넣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한 말을 후회했다가도 잠시나마 잘했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무 좋아 하지 마. 화나려고 하니까."



조용한 눈빛으로 성일을 올려다보던 선준은 눈빛만큼이나 조용한 미소로 말을 이었다.



"넌 참 착해."

"하!"



성일이 기가 막힌 듯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선준을 바라보았다.



"넌 착해서 내 마음 흘려버리지 못하고 유예기간을 주는 건가봐. 오해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기뻐."

"됐어. 이제 됐으니까 10년 뒤 약속 잊지 마. 나 혼자 이 추위에 사내 녀석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안 잊어. 못 잊을 거야. 난 그 약속만으로 10년은 행복할거야. 너야말로 잊지 마. 10년 뒤 오늘을."

"그래, 그래. 그럼 그때 보자."

"저… 저기……."

"또 뭐야!"

"교표."



선준이 성일의 왼쪽가슴을 가리켰다.

왼쪽 가슴에는 기성고등학교의 교표가 작은 주머니위에 박음질 되어 있었다.

기성고에는 졸업식 때 좋아하는 사람의 교표를 받아가는 교풍아닌 교풍이 있었다.

교표에는 교복주인의 이름까지 박음질 되어 있어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졸업생들에게는 소중한 의미가 되었다. 



"사실은 이걸 받아가려고 졸업식을 마치자마자 끌고 온 거구나."



그말이 정곡을 찔렀음은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선준은 심중을 모두 들킨 듯 고백할 때보다 더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쉽네. 단단하게 바느질 되어서 떼어내기 힘들거든."



유감이라는 듯 놀리며 들어 올린 양손이 무색하게 선준은 주머니에서 문구용 칼을 꺼냈다.

설마 칼까지 준비해 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성일은 한숨을 내쉬며 왼쪽가슴을 내주었다.

선준이 떨리는 손으로 교복에 단단히 박음질 된 교표를 조심스럽게 뜯어냈다. 



"사실 네가 화를 낸다면 그냥 돌아가려 했어. 네가 10년 뒤를 약속해준 덕분에 용기를 낸 거야."



주섬주섬 뜯어낸 교표를 소중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조심스럽게 넣었다.



"억울한데."

"응?"

"귀여운 여자아이에게 주려고 생각했던 거였어. 이렇게 된 거 네 것은 내가 가질게. 10년쯤 뒤엔 네 이름 잊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그거라도 가지고 있어야겠어."



성일이 선준의 코트를 열어 젖혔지만 당연히 기대하고 있던 교표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막 뜯어낸 자신의 교복은 자잘한 실밥들로 지저분했는데 반해

선준의 교복은 실밥마저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우와! 이게 뭐야! 나 좋아하는 거 맞아? 네 교표는 벌써 다른 사람한테 주고 고백한 거야? 믿을 수 없어! 내 교표 다시 내놔!"



기가 막힌다는 듯 성질을 내며 손을 내밀었다.

선준은 그 손을 잠시 내려다보고 성일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웬일인지 기뻐 보이는 선준의 표정에 성일은 약이 올랐다.

손을 좀 더 세게 앞으로 내밀자 선준은 주섬주섬 봉투에서 교표를 꺼내 성일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대로 성일의 내민 팔에 의지한 채 뒤꿈치를 들어 짧은 입맞춤을 남기고 멀찍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황당해 화를 내는 것도 잊어버리고 교표까지 떨어뜨린 그에게

선준은 한마디를 남겼다.



"10년이야! 10년 뒤에 꼭 만나자!"



성일이 뒤늦게 화를 내 보았지만, 선준은 이미 떠난 뒤였다.



"기가 막히는군."



떨어뜨린 교표를 주워 흙을 터는데 뭔가 낯설었다.

다시 살핀 교표에는 자신의 이름 윤성일이 아닌, 박선준 세 글자가 바느질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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